올레20코스는 약 17.6km로
김녕포구에서 시작해 김녕해수욕장과
월정리해수욕장, 행원포구를 지나
세화오일장을 거쳐 제주해녀박물관에서 끝난다.
비교적 익숙한 김녕과 월정리를
지나는 올레길로 제주도 북동부의
바다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중간스탬프는 행원포구에 있으므로
미리 참고하여 출발했다.
⭐올레20코스
- 출발지: 김녕서포구
- 도착지: 제주해녀박물관
- 역방향: 제주해녀박물관 ➡️ 김녕서포구
- 중간스탬프: 행원포구 광해군기착비
- 거리: 약 17.6km (소요시간 5~6시간)
- 난이도: ★★☆ (중급)
이번에도 우리는 성산에서
버스를 타야했기 때문에
제주해녀박물관에서
역방향 코스로 진행했다.
비는 예보 없이 내려왔다.
제주는 언제나 그렇다.
하늘 아래 무엇이 떨어질지는 기상청이 아니라,
구름의 기분이 먼저 알려준다.
물론 걱정도 됐지만 올레20코스는
위험한 코스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덥지않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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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는달 #16", 제주 올레21코스, 하도-종달 올레길(역방향)
올레21코스는 하도-종달 올레길로 제주해녀박물관에서 출발해 별방진, 석다원, 토끼섬, 하도해수용장, 지미봉과 종달항을 거쳐 종달바당으로 향하는 11.3km의 난이도가 낮은 올레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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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주해녀박물관
우리는 역방향이었으므로
올레20코스를 제주해녀박물관에서 시작했다.
어제도 궂은 날씨로
고생했는데 오늘도 만만치 않았다.
나는 비 오는날
제주도 올레길을 자주 걸어왔기에
그렇게까지 거부감은 없었다.
물론 여행계획당시에는
기상청에서 비 예보가 없는 것을 확인하긴 하지만
제주도에 입도하면 예보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예보라기보다는 실시간 날씨현황이랄까 계속 바뀐다..)
제주해녀박물관에서 걷다 보면
금세 세화오일시장에 도착하게 된다.
그때가 장날이라 그런 건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비가 점점 굵어졌기에
우린 반 강제로 시장안으로 들어가게 됐다.
사람들에 치여 금방나오긴했지만
내부는 생각보다 흥미로운 곳이었다.
특히 어떤 식당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을 정도였다.
꽤 유명한 식당같았다.
세화포구는 내가 잘몰랐었을뿐
굉장히 큰 마을이었고 식당도 많았다.
다시 한번 제주도는 아직 모르는 곳이
참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2) 행원포구
지나는 길에 점심으로 간단히 햄버거를 먹었다.
외국인이 운영하는 수제 햄버거 가게인데
소규모라 내부에 테이블은 많지 않지만
이곳의 미국식 햄버거는 단연 최고였다.
올레20코스를 다시 돈다면
꼭 다시 방문해볼것 같은 식당이었다.
🍴텍시아(Texia)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평대2길 39-28 1층
⏰운영시간: 11:00 ~ 16:00 (월, 화 휴무)
⭐메뉴: 1) 베이컨치즈버거 10,000원
2) 비비큐버거 11,000원
3) 스파이시버거 10,000원
4) 그릭버거 11,000원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비는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었다.
평대리를 지나는 올레길은
마을 어귀를 돌고 돌아 지나가는
올레길이다.
제주도 마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제주도민의 생업과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의외로 이런 길이 바닷길 못지않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행원포구에 도착해서 잠시 쉬어갈 겸
카페에 들렀다.
한적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자니
행복이 따로 있나 싶었다.
사진 찍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오랜만에 사진도 한 장 남겨본다.
각자 나름대로의 여행스타일이 있겠지만
나는 사진이나 영상을 남기기보다
눈에 담는걸 더 선호하는 편이다.
간혹 아름다운 풍경이나
예술작품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그들은 대상이 잘 촬영되고 있는지
항상 스마트폰을 주시하고 있다.
나는 그것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었다.
저토록 아름다운 것을
손바닥만 한 화면을 통해
바라봐야만 한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름다운 조형물이나 자연경관은
사진에 모두 담기 힘들다는 걸
누구나 잘 알 것이다.)
물론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나도 사진이나 영상을 남기긴 한다.
하지만 되도록 1초라도 더 직접
눈을 통해 보려고 한다.
기억이란 것은 분명 화면이나 사진과 같은 것이 아닐 것이다.
그곳의 공기와 바람, 장소에 따라 다르겠지만
냄새와 사람들을 통해 느껴지는 분위기,
사람들의 대화소리와 주변의 소음들,
햇살이나 조명을 통해 눈으로 바라본 것들,
그런 모든 것들이 전부 기억으로 남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중에 사진 한 장만 보아도
눈만 감으면 마치 그때 그곳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것이 나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다.
3) 월정리해수욕장
월정리 해수욕장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나 역시 제주도 여행할 때
몇 번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월정리 해수욕장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485
월정리 해수욕장은
유명한 관광지인 만큼
상가와 게스트 하우스 등
숙박시설도 굉장히 많았다.
월정리나 김녕 방면을 드라이브하면
에메랄드 빛 바다색에 빠져들곤 한다.
검은 현무암에 부서지는 파도가
아름다운 제주 곳곳의 바다도
물론 아름답다.
하지만 해외의 여느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저 에메랄드빛 해변은
무척이나 매혹적이기에
눈을 떼기가 힘들다.
여름에는 이 아름다운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물놀이를 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월정리에 숙소를 잡고
해수욕장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4) 김녕포구
월정리에서 김녕으로 넘어오는 길에
보았던 밭들은 동부 성산 쪽의
종달리나 온평리의 밭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든다.
나는 물론 종달리나 온평리 방면의 밭들이
정서적으로는 더 마음에 들었다.
그것이 그때 내가 느꼈던 기분에 의한 건지는 모르겠다.
(정말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다..)
슬슬 김녕에 접어들고 나니 멀리만 보였던
풍차들이 내 눈앞에 가까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다와 풍차라니 그 분위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김녕 역시 사람들이 꽤나 많이 찾는 곳 중에 하나다.
10여 년 전에 섭지코지에 있는
제주 아쿠아플라넷을 방문했을 때
와이프가 바다사자 공연에 참여해서
상품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받았던 게 김녕요트투어 티켓이었다.
일정과 맞지 않아 결국 요트투어를 못 갔었지만
김녕에 올 때마다 그 티켓이 아직도 생각난다.
아마 뭔가 아쉬움이 남았었던 건지
아니면 티켓을 받았던 게 특별했던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비가 그치고 어느 정도 날이 맑아지자
꽤 더운 여름날에 제주가 되었다.
김녕해수욕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푸른 바다가 마음을 정화시키는 기분이 들었다.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을 뒤로한 채
마을에 켜켜이 쌓인
돌담 사이 골목을 지나오자
마침내 올레20코스의 종점스탬프가 보였다.
유난히도 덥고 습한 제주,
그리고 나는 그런 '여름'의 계절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여름의 제주'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오름과 숲들은 더욱 짙게 우거지고
그리고 바다는 마치 자신의 계절이라도 온 것처럼
햇빛을 닮아 더욱 반짝인다.
그게 내 가슴 한켠을 몽글거리게 하는 것 같다.
김녕서포구 주변 돌담에 기대앉아
멀리 보이는 제주의 바다와 오름
그리고 소담스러운 마을과 집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기분도 담담해져 갔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 고생스러운
뚜벅이 여행을 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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