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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 : 올레6코스 서귀포 (올레여행자센터 - 쇠소깍)
올레 6 코스는 서귀포 올레여행자센터에서 시작해
쇠소깍으로 향하는 올레길이다.
서귀포의 이중섭거리와 정방폭포를지나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올레코스다.
올레 여행자 센터라고 있다.
그 곳은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해
서귀포에 위치한 다목적 복합시설? 이라고
생각한다.
카페와 펍,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 같은 것들을
모아둔 일종의 올레 여행자 쉼터
개념인 것 같다.
우리는 이곳에 이틀간 숙박을 잡았다.
어제 무척 고생했으므로 깔끔한 시설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1) 올레여행자센터 - 올레길 도전 시작
1층에 내려와 커피를 홀짝이다가
재미삼아 6코스를 가보기로 했다.
(여행자 센터에서 출발하면 역방향이다.)
거리가 생각보다 짧고 나름대로
뚜벅뚜벅 걸으면서 제주바당길을
느끼기에 충분해보였다.
초심자가 무리해서 도전하기보다는
일단 맛이라도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배낭은 숙소 락커에 넣어두고
중요한 짐만 챙겨 나왔다.
2) 이중섭 거리 - 내가 힘들게 걷는 이유
나는 걷는 걸 싫어한다.
어렸을 때도 걷기보다 뛰기가 더 좋았을 정도다.
그런 내가 걷기를 시작한 이유가 있다.
걸으면 생각이 정리되고 깊이 사유할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앉아있든 누워있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우리가
유일한게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을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모르는 곳을 산책하듯 걷는 게
최고가 아닐까 싶었다.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때이다.)
머지 않아 이중섭 거리에 접어들었다.
이중섭은 참 안타까운 사람이라는 걸
그동안 몰랐다.
그의 그림이 굉장히 비싸다는것만 알았지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관심도 없었다.
제주 올레길을 걸으면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자를 안내해준다.
간세표지판이나 리본같은 것으로
길을 안내해주기에
잘 살피며 따라가면 된다.
물론 그것도 완벽하지 않고
임시루트로 변경됐거나
또는 본인이 놓치는 경우도 있기에
초보때는 항상 지도앱을 열어볼 준비도
같이 해야된다.
3) 정방폭포 - 빗속에 거리
정방폭포를 지나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진시황의 신하들이
불로초를 찾으러 왔다가
실패하고 가면서 정방폭포에 '서불과지'라는
문구를 남기고 갔다한다.
나에게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폭포로써
관광지였을 뿐인데 그 뒷편으로 걸어가면
꽤 근사한 산책로가 있어 놀랐다.
최근에 가보니 소라성 근처 리조트에
근사한 카페가 생겼다.
그때는 문닫은 듯한 리조트가
덩그러니 있었고
우리는 그냥 사진만 찍고
지나갔던 기억이 난다.
알고보니 리조트가 아니라
원래 유명한 카페였고
우리가 갔을때는 사람이 없었나보다.
(나중에 가보니 꽤 규모가 크고 물론 비쌌다.)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물론 날릴 정도의 비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온 몸이 축축해졌다.
바당길을 붉은 집게발을 가진 게들과 함께
돌아 돌아 가다보니 왠 작은 리조트가
떡하니 나왔다.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같이 운영 중이었기에
굵어진 비도 피할 겸 끼니도 떼울 겸해서
들어갔다.
계속 빗속을 걸었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피자와 파스타 맛이 썩 마음에 들었다.
옆 테이블에 놀러온 사람들을 보면서
거지 비슷한 꼴로 식사를 하는 우리가
참 웃프게 느껴졌다.
4) 쇠소깍으로 - 그래서 다시 올레?
그래도 끝은 보고 오자 했다.
비도 오고 힘들지만 일단 끝까지 가보자고 했다.
끝에가면 결론을 지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섶섬을 끼고 바다를 바라보고 걷고 있을때
비가 슬슬 잦아지더니 결국은 그쳤다.
보목포구를 지나서
바당길이 하염없이 이어진다.
궂은 날씨더라도 바닷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니 잡생각이 사라졌다.
둘이 나란히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오늘 저녁은 뭐 먹냐는 사소한 이야기부터
요즘 생긴 걱정거리나
미래의 우리 삶에 대한 계획과 같은
인생의 중대사를 이야기했다.
집에 같이 있어도 이렇게 오랜 대화를 했던
기억이 별로 없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며 수다를 떨고 보니
어느덧 쇠소깍에 도착했다.
와이프와 연애시절에 쇠소깍에 갔던 적 있었다.
여기서 투명카약을 타면서 데이트를 했었는데
세월이 흘렀기에 그 주변도 꽤 많이 변했다.
물론 그 시절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도
겉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시간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을 뿐
그때의 너와 내가 지금의 우리와
다르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저쪽에 쇠소깍 테우 매표소에서
웃으며 표를 구매하던
그때의 우리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까무잡잡하던 그 젊은이에게
좋은 시간 보내라며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새 올레길 끝에 다다랐다.
숙소 돌아가는 길에 와이프에게
올레길 걸어보니 어땠는지
물어봤다.
그녀에 눈을 보고 나는 이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여정의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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